소설책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

북스톰 2023. 8. 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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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

 

황석영과 이문열의 비교

 

    이 작품은 <신동아(1972)>에 실린 황석영작가의 단편이다. 소설은 형제간의 대화로 시작된다. 형은 아우를 위해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하며, 그의 어린 시절 국민학교 교실에서 있었던 작은 일을 회상한다. 이 소설은 교실 속의 권력과 대응을 다룬 작품으로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흡사하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황석영의 작품이 선행작이다. 조우가 두 작품을 비교하는 것은 당대의 가치관이나 폭력에 대한 작가관을 알아보는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서사의 발단

    아이들 사이에서 영웅이 되고 싶어했던 󰡐󰡑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어두컴컴한 노깡에 총알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공포에 그만 실신을 하고 말았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 이후부터 노깡에서 경험한 공포를 잊지 못하고 계속 시달리게 된다. 6. 25 직후의 국민학교 상급반 교실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중 나이 많고 힘 좋은 학생들이 급장 영래를 중심으로 학급을 장악한 채 갖가지 난폭한 행동을 한다. 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은 그들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담임 교사는 교실안의 일보다는 자신이 벌여 놓은 사업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 틈나는 대로 교실을 비운다. 그럴 때마다 교실은 이들의 횡포에 전면적으로 노출된다.

 

사건의 전개

    여기에 교생 실습을 나온 여선생이 등장한다. 그는 열성적이고 부드러워서, 조심스럽게 급장 영래의 횡포를 제어하고, 학급을 인간애가 넘치는 분위기로 유도한다. 영래 일당은 이 새로운 방해자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수업 시간에 영래가 여선생을  모욕하는 쪽지를 돌린 사건을 계기로, 여선생을 존경하던 다수의 아이들이 영래의 폭력적인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선량한 다수의 결집된 힘 앞에서 이들의 권위는 순식간에 몰락해 버린다. 이런 경험과 동시에 󰡐󰡑의 노깡에 대한 두려움을 교생 선생님에게 솔직히 고백하며 항상 갖고 있던 공포에 맞서게 된다. 이러한 내용이 형을 일인칭 화자로 하여 서술된다.

 

유사점과 의미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 두 작품나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폭력적인 학급리더의 몰락에 대한 에피소드가 주요소재이다. 성장 소설로서 시간의 변이와 역전적 구성이 유사하고 폭력의 문제를 다룬 점도 비슷하다 하겠다.

    작품아우를 위하여6.25 직후의 암울한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배경은 이 소설의 무대인 학교에서 벌어진다. 주먹패들이 힘으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비정상적이고 비인간적인 문제는 단지 몇몇 힘센 아이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폭력을 방관하거나 외면하는 대다수 피해자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그 세계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민중의 힘이라는 것을 이 소설은 학급으로 대표되는 집단을 통해 우화적으로 그려낸다.

 

집단과 폭력

    이 작품에는 소수의 폭력적인 강자와 다수의 선량한 약자라는 이분법이 선명하게 전제되어 있다. 강자들은 소수이지만 강하고 조직적이며, 약자들은 다수이지만 무력하고 비겁하다. 그러나 다수의 약자들이 강자의 폭력을 이길 수 있는 길은 간단하다. 불의와 폭력에 대한 저항의 용기를 발휘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다수의 결집된 힘으로 분출시켜 내는 일이다. 곧 오직 다수의 비겁과 무관심이 있는 곳에서만 폭력과 불의는 강자가 될 수 있으며, 그들이 저항의 용기를 발휘하는 순간 이내 약자는 진정한 강자의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에 놓여 있는 작가의 메시지이다. 소설 전체는 이러한 주제 의식에 대해 하나의 비유적이고 교훈적인 모습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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