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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로 불은 사원소론에 등장하는 전통적인 사유의 대상이었다. 공기, 물, 흙과 더불어 특히 불(ignis)은 태양과 하늘의 신이며 태양의 성기를 의미하기도 했다. 인도유럽어족의 산스크리트어와 고대 라틴어는 그어원 유사하다. 산스크리트어의 अग्नि (agni)와 고대 라틴어의 Ignis(이그니스)는 고대엔 신의 이름 말고도 그냥 불을 의미하는 보통명사로도 사용되었으며, 가정에서 쓰는 불부터 태양의 불까지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말의 아궁이의 어원이 아그니라는 설이 유력하게 떠돌 지경이다.
이처럼 불은 인간의 삶과 그 안정적인 삶에 심대한 그리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화재는 일순간 인간의 삶을 모두 태워버리는 부정적인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다. 혹한기에 불이 있으면 인간은 얼어죽지 않지만 가까이 가면 몸이 불에 타 죽는 아이러니한 양면적 대상이 바로 불인 것이다.
불의 신이자 신들의 대장장이인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에게 번개를 만들어주고 이후 하늘의 신인 제우스는 그 대가로 아프로디테를 헤파이스토스의 아내로 맺어 준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는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쳐 인간들이게 불을 나누어준다.
그런데 신들의 입장에서 보면 프로메테우스는 불 도둑이다. 그는 제우스의 명을 거역하고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신이다. 불로 인하여 프로메테우스와 제우스는 협력 관계에서 대립 관계로 바뀌게 된다. 프로메테우스는 티탄의 자식이지만 신들의 전쟁에서 제우스를 돕는다. 신들의 전쟁에서 올림포스 신족의 승리로 끝난 후 프로메테우스의 형제들은 운명이 갈린다. 타이탄 편에서 싸웠던 맏형 아틀라스(Atlas)는 어깨로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는다. 둘째인 메노이티오스(Menoitios) 역시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지하의 암흑 세계 에레보스로 내던져진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와 막내 에피메테우스는 공을 인정받아 제우스로부터 주요 임무를 부여받는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을 공경할 인간과 짐승들을 창조하고, 에피메테우스는 피조물들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선물을 배분하기로 한다. 자신이 창조한 어떤 피조물보다 인간을 사랑한 프로메테우스는 궁리 끝에 인간에게 금지된 불을 훔쳐 주게된다. 하지만 제우스는 불이 인간의 손에 넘어가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리라는 것을 염려하여 이를 엄격히 금하고 있었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훔쳐다 준 불은 문명의 불이다. 문명은 자연에 반한다. 인간은 불을 이용하여 갖가지 생활 도구와 무기를 만든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인간들의 전쟁은 끊임없이 발발하고 있다. 제우스는 자신의 명을 어긴 프로메테우스를 가혹하게 처벌한다. 그는 힘의 신 크라토스(Kratos)와 폭력의 신 비아(Bia)를 시켜 프로메테우스를 잡아들인 다음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견고한 쇠사슬로 카우카수스 산 절벽에 묶어놓는다. 그런 다음 자신의 독수리를 보내어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파먹게 한다. 하루 종일 파 먹힌 간은 밤새 원상회복되어 다음날 또다시 독수리에게 공격당한다. 신화는 프로메테우스가 겪는 고통이 3천 년이나 지속된다고 전한다. 이처럼 불은 신과 인간들에게 새영력과 고통을 동시에 주고 있다.
불을 이용해서 초기 인류가 사용한 연료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였다. 그러나 난방을 위한 땔감, 건축물, 선박의 재료 등으로 나무의 사용량이 증가하여 산림은 빠르게 황폐화 되었다. 따라서 나무를 대체한 화석 연료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연료는 지질 시대의 생물이 땅속에 묻혀 특정 환경에서 분해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주성분은 탄소와 수소이다. 화석 연료가 산소 기체와 반응하면 물과 이산화 탄소가 생성되고 열에너지가 발생한다.
화석 연료는 산업 혁명 이후 오늘날까지도 인류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난방에도 석탄과 석유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 비행기, 선박과 같은 운송 수단도 화석 연료에서 동력을 얻는다. 메테인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는 주로 난방과 조리용 연료로 사용하는데,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환경 오염 물질의 배출이 적어 최근에는 자동차 연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불과 관련하여 화석 연료의 연소 등은 인류 문명의 발달에 영향을 준 대표적인 화학 반응이다. 화학 반응은 인류 문명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 먹는 음식, 살고 있는 집 등 거의 모든 것들이 화학 반응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서 화학 반응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불에 의한 환경 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매장량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연료로 핵발전이 대두되고 급기야 전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도 등장했다. 그렇다면 불은 인간에게 축복인가 재앙인가. 현명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류가 스스로를 끝장낼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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