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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상선약수의 철학은 차원이 높은 수준에서 논의되면 겸양의 미덕으로 설명이 된다. 그러나 여러 차원의 인간들이 존재하는 인간사회에서는 전쟁. 싸움, 경쟁, 속임수, 전투 등등을 겪으면서 생존하는 방식이 필요하고 그때 물의 교훈처럼 상대를 배려하고 양보하고 고개를 숙이는 전장터에서 우리는 그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비극적 운명에 처한다. 전쟁에서조차 겸양의 미덕을 발휘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군 할아버지때부터 오늘날까지의 역사가 반만년 정도이고 그동안 국토가 외침(外侵)을 받은 횟수는 무려 931번이라고 한다. 거의 5.3년마다 한 번씩 외침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물의 미덕을 숭앙하여 전쟁을 하지 않고 적들에게 국토를 양보했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미 지구에 존재하기 않았을 것이다. 구지 노자의 가르침만을 따르고 국가가 망해도 싸우지 않는다면 그것도 하나의 살아가는 방법이 되겠지만 물의 가르침이 사랑하는 가족과 나 자신보다 우선시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물의 교훈은 해당되지 않겠지만 다양한 경우에 물의 교훈은 상황논리에 맞추어 적용해야할 것이다.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면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순수한 물은 색깔 · 냄새 · 맛이 없다. 일반적으로 얼음이나 수증기와 구별하여 액체 상태의 것을 물이라 한다. 물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다. 물은 액체와 기체, 고체로 그 모양을 자주 바꾸면서 지표와 지하 및 대기 사이를 계속해서 돌고 있다. 태양이 바다나 호소, 강 등을 내리쬐면 물은 증발하여 수증기로 변한다. 이 수증기 중 일부는 높이 올라감에 따라 차가워져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되어 구름을 만든다. 이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뭉쳐서 비나 눈이 되어 땅 위로 다시 내려온다. 땅 위에 내린 물은 땅 위로 흐르거나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지만 결국은 바다로 흘러가게 된다. 그리고 일부는 땅에서 증발하여 대기로 올라간다. 이렇게 반복되는 과정이 물의 순환이다.
사실은 자연계에서도 물은 하강만 하는 게 아니다. 증발하면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나 안개가 되기도 하며 펄펄 끓는 용암을 만나면 폭발력이 있는 용출수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들의 경우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 솟구치거나 작은 물방울들이 공중을 날아다니기도 한다. 인간 역시 순환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대를 거치면서 인간은 변화하고 발전을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의 교훈이라는 것이 존재방식으로 빙간에게 부합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사회라는 한계상황에서 자연의 법칙을 따르지 않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때 노자나 공자 혹은 부처의 가르침 등에 기대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쓰여진 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나라 말기에 문인 홍자성이 저작한 책이다. 책의 전편 222조, 후편 135조로 구성되었고, 주로 전편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다루었고, 후편에서는 자연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대략적으로 이 책에서는 인생의 처세를 논하는데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을 융합하여 교훈을 주는 가르침으로 꾸며져 있다. 아마도 필자 홍자성은 노자의 가르침을 상당량 배운 것으로 사료된다.
그 일례로서 제 17조를 인용하면, --세상을 살아감에 한 걸음 양보함을 높게 여기나니, 한 걸음 물러남은 곧 나아감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 조금의 관대함이 복이 되나니 남을 이롭게 함이 실로 자기를 이롭게 하는 근본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은 노자가 강조한 겸양지덕과 매우 유사하다. 사람이 물처럼 양보를 한다면 큰 복을 누릴 것이라는 내용이다. 여기에 물의 미덕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214조를 보자. --일이 조금이라도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곧 나만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 그러면 원망이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마음이 조금이라도 게으르고 거칠어지면, 곧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라. 그러면 정신이 저절로 분발하게 된다.--이 역시 낮은 자세로 겸양을 하면 타인과 싸우지 않고 저절로 만사가 풀릴 것이라는 측면에서 노자의 가르침과 매우 유사하다. 결국 노자 도덕경과 홍자성의 채근담은 그 미덕이 자기수양에서 발휘되는 충언이지 전장터와 같은 상황에서 겸양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의 물의 교훈은 우리는 자기수양에 적용해야 할 덕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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