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1845년애 발표된 단편소설로서 원제는 'The Black Cat'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공포 소설로서이 성격이다. 구태여 주제를 선정한다면 고양이와 같은 동물을 괴롭히면 천벌 받는다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독서를 하면 살해욕망를 참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한 인간이 서서히 몰락하여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문체부에서 이 소설을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한 적이 있는데 문제의 마지막 장면 삽화에 살벌한 이미지가 들어가 있어서 이런 소설을 권장도서로 선정한 이유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알콜 중독 및 동물 학대의 폐해를 드러낸 소설이라서 청소년 권장도서로 지정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작중 주인공이 아내를 살해하는 순간 아내의 품속으로 고양이가 숨었고, 그것을 모르는 주인공은 아내를 암매장할 당시 그 검은 고양이도 산 채로 같이 넣어 매장한 내용은 청소년 권장도서로의 성격은 아닌 것이다. 이 작품의 모두부분이 사형 집행이 하루 남은 주인공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서술임을 보면, 이후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결국 사형선고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물고천소년들이 이런 내용을 보고 비판의식을 갖게될 수도 있지만 바람직한 작품 선정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사형 집행 하루 전날 주인공은 자신이 정상임을 강조하면서 왜 자신이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해 서술한다. 과거, 주인공은 온순한 성격으로 동물들을 무척 좋아했으며, 결혼 후에도 부인 역시 같은 취향이라 집 안에는 애완동물이 많았다. 그의 애완동물들 중 검은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 이름은 플루토였다. 그리고 그는 유난히 이 고양이를 아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술을 자주 마시면서 주인공은 점차 타락하기 시작했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면서 동물들을 학대했고 아내에게도 가정폭력을 휘둘렀다. 플루토만은 한동안 예외였으나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온 어느 날, 주인공은 플루토가 자신을 피한다는 피해망상에 빠져 손으로 플루토를 붙잡으려고 했다. 플루토가 놀라서 그의 손을 깨물자, 화가 난 그는 충동적으로 플루토의 한쪽 눈을 칼로 도려냈다. 그 이후 플루토는 주인공을 피해 다니게 되었고, 어느 날 아침, 끝내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플루토를 나뭇가지에 목을 매달아 죽였다.
얼마 후 집에 큰 화재가 일어난다. 그의 침대 머리맡 벽만 최근에 새로 발랐기 때문인지 다 부서지지 않고 남았는데, 거기엔 고양이가 목이 매달린 형상의 그을음이 몸통뿐 아니라 밧줄에 털까지 남아있었다. 공포에 질린 주인공은 '누가 자신을 급히 깨우려고 나무에 달린 줄을 잘라 고양이를 얼굴에 집어던졌고 그 상태로 벽이 엎어지면서 모양이 찍혔다'는 억지스러운 결론을 내린 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집으로 이사를 한다.
그러던 하루는 술집에서 예전의 그 플루토와 너무도 닮은 또 다른 검은 고양이를 보게 되고, 고양이가 그에게 친근하게 다가오자 기뻐하며 주인에게 이 고양이를 혹시 팔지 않겠냐고 물어본다. 주인은 그러라고 한다. 아내 역시 기뻐하면서 그 고양이를 아꼈다. 하지만 주인공은 차츰 플루토와 너무도 닮은, 심지어 똑같은 쪽의 눈이 실명한 상태인 그 고양이의 모습에 차츰 꺼림칙함을 느끼게 되었고, 날이 갈수록 그 고양이에 대한 불길함에 그는 신경질적으로 난폭하게 변해간다. 고양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받은 끝에 주인공은 사람조차 믿지 못하는 피해망상증에 빠진 반 폐인이 되고 만다. 이런 주인공의 스트레스 풀이 대상은 항상 그의 아내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와 같이 지하실을 내려가던 주인공은 지하실 계단에서 고양이 때문에 넘어질 뻔하고, 결국 참다 못해 도끼를 들고 고양이를 죽이려 한다. 아내는 그걸 보고는 애원하며 말렸지만, 그는 우발적으로 도끼로 아내의 머리를 찍어버리고 만다. 그는 지하실 한쪽 벽을 헐어 속에 아내를 세운 다음 도로 벽돌을 쌓아버렸다.
이후 주인공은 자신에게 살인을 저지르게 한 그 고양이를 죽이려 찾았으나, 어디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의 실종을 조사하러 경찰이 찾아온다.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들은 수사를 미결로 종료하고 떠나려 하는데, 무사히 넘겼다는 쾌감을 참지 못한 주인공은 경찰들을 불러세운 뒤 벽이 무척 단단하지 않냐며 자랑하다가 그 벽을 지팡이로 힘껏 두들긴다. 그리고 벽 속에서 처음에는 아기의 울음소리같은 조그만 울음소리가 들렸다. 경찰들은 벽을 부수기 시작했고, 벽은 통째로 무너져내린다. 거기서 발견된 건 부패한 아내의 시체와 그 시체의 머리 위에서 주인공을 노려보고 새빨간 입을 벌리며 울고 있는 검은 고양이였다. 검은 고양이는 아내가 살해당한 순간 아내의 품속으로 숨었고,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주인공은 아내를 암매장할 당시 그 검은 고양이도 산 채로 같이 넣어 매장한 것이다.
이 작품의 교육용 청소년 추천도서로서의 첫 번째 문제점은, 작품의 주인공이 너무나도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고양이를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었지만, 알코올 중독에 빠진 후 점차 고양이를 학대하는 자연은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다. 그는 고양이의 눈을 뽑고, 목을 매달고, 심지어는 아내를 도끼로 머리를 쳐서 죽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주인공의 행동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공포와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소설적 구성의 흥미와 교훈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작품의 결말이 너무나도 뻔하고 문학적 플롯이 변주가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결국 자신의 범죄를 들키고 교수형에 처해지는데, 이러한 결말은 독자들에게 예측 가능하고, 따라서 작품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세 번째 문제점은, 작품이 여성혐오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아내를 고양이보다 못한 존재로 여긴다. 그는 아내를 학대하고, 돌발적이지만 잔인하게 살해한다. 이러한 작품의 설정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보는 시각을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공포소설로서의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검은 고양이>는 공포 소설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은 청소년 권장도서로의 성격과 부합하지는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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