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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우리 신화에서 삼신할매 혹은 삼신할머니는 출산의 신으로서 산신(産神)이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태(胎)를 보호하는 신을 삼신이라 했다고도 했다. 아기를 낳을 때 삼신할매의 점지로 낳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는 아기를 낳다가 죽는 일이 많았던 예전의 아이 사망사고와 연결된 신화일 것이다. 아기가 커서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도 삼신의 배려는 절대적이었다. 삼신은 출산뿐만 아니라 십오세까지의 양육을 도와 준다고 믿었다. 아기와 산모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삼칠일 동안은 미역국과 쌀밥를 지어 삼신께 먼저 정성을 올린 후 먹었으며, 아기가 자라 백일이나 돌을 맞이하여 잔치를 벌일 때도 반드시 삼신을 모셨다. 대개 삼신 할머니는 옥황상제의 명으로 아기 탄생에 관련된 여신인 것이다.
삼신할미는 제주도의 전승과 그 외 지역 전승이 다른 신격이다. 제주도에서 삼신할미는 삼승할망으로 불린다. 제주도의 전승설화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동해용왕이 서해용왕 딸과 혼인을 하였는데 늙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백일기도를 올려 딸을 얻었다. 귀하게 키운 탓에 아이는 포악한 성격이 되어 여러가지 죄를 짓는다. 딸아이의 죄가 점점 많아지자 용궁사람들의 원성이 높아져, 용왕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죽이기로 했다. 그러나 용왕부인이 말려 인간세상으로 내보내졌다. 이에 딸이 용왕부인에게 어찌해야 할지를 묻자 용왕부인은 생불왕의 일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일을 다 배우기 전에 용왕의 불호령이 떨어져 인간 세상에 나가게 된다.
인간 세상에 나온 동해용왕 딸은 생불왕 노릇을 하였으나 일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여 아이를 잉태만 시키고 해산을 시키지 못해 산모와 아이를 모두 죽게 만든다. 겁이 난 동해용왕의 딸은 울고 아내와 아이를 잃은 자는 이를 옥황상제에게 호소한다. 이를 들은 옥황상제는 지부사천대왕을 불러 생불왕에 맞는 자를 추천하라고 명한다. 지부사천대왕은 인간 명진국의 딸을 추천하여 옥황상제가 그녀를 아이를 낳게 하는 생불왕에 임명한다. 명진국 딸이 명을 받고 일을 잘 배우고 세상에 나오다가 용왕의 딸이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연유를 묻는다. 동해용왕의 딸이 임신하고 해산하는 방법을 몰라 산모와 아기를 모두 죽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명진국 딸이 자신이 생불왕이라고 하자 동해용왕의 딸이 명진국 딸을 때렸다. 이에 옥황상제가 둘을 심사하여, 꽃을 피우는 내기를 하게 되었는데, 명진국 딸의 꽃은 잘 피고 동해용왕 딸의 꽃은 피지 않았기에 명진국 딸은 이승에서 아이를 낳게 하는 삼승할망이 되었고 동해용왕 딸은 저승에서 죽은 아이들을 돌보는 저승할망이 되었다. 이런 이야기에서는 삼신 할머니가 어떻게 생겨났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써 이야기의 신빙성을 강화하는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 삼승할망의 이야기에는 이상한 구석이 많다. 동해용왕의 딸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의 부친인 용왕이 그녀를 죽이기로 결심했을까? 그런데 그 후로 그녀는 별로 악행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식으로 임명된 생불왕인 명진국의 딸을 때리는데도 그녀를 저승에서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죽은 아기나 어린 망자들을 돌본다는 것은 생불왕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는 상당량 숨은 이야기가 신화에서 제거되거나 생략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옥황상제는 원래 인간세계의 아이를 임신하고 출생을 하게 하는 생불왕을 왜 빈자리로 두었는지가 이상하다. 그리고 동해용왕의 딸이 용궁에서 인간계로 축출당할 당시에 때마침 생불왕의 자리가 비어 동해용왕 왕비가 함부로 딸아이에게 그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것은 아마도 생불왕이라는 자리가 워낙 힘든 자리이기 때문에 적임자를 쉽사리 구하지 못한 연유로 볼 수도 있다. 아무튼 인간탄생을 주제하는 생불왕은 인간계에서는 삼신할머니로 알려져 있지만 신계에서는 매우 복잡하고 힘든 자리임에 틀리없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나라 산부인과 의사들이 전공 선택을 기피하며 힘들어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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