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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과 인간의 추리욕망

소설공부

by 북스톰 2026. 7. 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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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과 인간의 추리욕망

 

 

인간의 욕망에 대하여

추리소설을 읽고 싶은 욕망 속에는 스스로 추리해보는 욕망도 있다. 그렇다면 욕망이란 무얼까? 욕망은 인간이 어떤 것을 바라거나 추구하는 심리적 경향으로 생존과 발전, 자아실현을 위한 본능 또는 동기에 해당한다. 혹자는 욕망이야말로 사람이 가진 최고의 힘이며 최악의 힘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에선 자크 라캉에서부터 프로이트가 과거에 사람들이 혼동해서 사용한 욕망이란 말을 세분화하여 각각 욕구, 요구, 욕망으로 나눠 다룬다. 욕구는 생리적인 충동으로 무의식이 원하는 것이라면 요구는 언어를 통해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로는 자신이 품은 욕구를 완벽히 표현할 수 없으므로 욕구와 요구의 간격에 욕망이 생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욕망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것을 뜻한다. 어떤 관점에선 욕망이 모든 감정이 비롯되는 시초라고 보기도 한다. 또한 이상이나 신념, 이타심 같은 것도 넓은 범주에서 본다면 결국 욕망의 한 종류라고 말하는 관점도 있다. 흔히 부정적으로만 묘사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원동력이기도 하고 인류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는지라 없으면 곤란해지는 것이기도 하다. 욕망과 욕심은 뜻은 비슷해 보이지만, '욕망'이라고 표현하면 간혹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 반면 '욕심'이라고 표현하면 부정적인 의미다.

 

 

추리욕망의 근원에 대하여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욕망을 갖게된다. 그런데 어떤 욕망이 우리에게 가장 큰 우선순위인지에 따라, 라이스가 정의한 "행복의 지점” 각 사람의 기질에 따라 다르다. 저자는 2000년에 이 분류를 처음으로 책으로 출판했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의 행동을 동기 부여하고 성격을 정의하는 16가지 기본 욕망 다음과 같다. 1,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 2,호기심, 학습의 필요성. 3,음식, 먹어야 할 필요성. 4,가족욕, 아들과 딸을 낳고 키워야 할 필요성. 5, 명예욕, 집단의 전통적 가치에 충실해야 할 필요성. 6,이상주의 사회, 정의의 필요성. 7,독립욕, 개성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 8, 안정적이고 조직적인 환경의 필요성. 로맨스. 9, 신체 활동 운동이 필요하다. 10,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정 능력이 필요. 11, 로맨틱한 사랑, 섹스와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12,에너지 축적의 필요성. 13,사회적 관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성. 14,지위, 사회적으로 중요해야 할 필요성. 15, 진정제, 안전함을 느끼고 싶은 욕구. 16, 복수, 반격해야 할 필요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추리를 하고자 하는 욕망은 호기심과 학습욕망, 사회 정의 실현 욕망, 안전추구 욕망 그리고 복수와 반격의 욕망이 합쳐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추리소설에서 독자는 피해자나 범죄자들을 보면서 이런 가정을 느끼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욕망을 갖게 될 것이다.

 

 

시비지심(是非之心)과 추리(推理)의 관계

인간은 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진실을 찾아가는가하는 문제에 대해서 저 유명한 맹자는 인간의 본성 속에는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라는 네 가지 마음이 있다고 보았다. 이 가운데 시비지심은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며, 인간의 지혜(智)의 근원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시비지심이 단순한 도덕적 감정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추리(推理) 능력과도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 역시 바로 이 시비지심에서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시비지심과 추리오의 관계성을 놓고 보자면 시비지심은 추리의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추리는 단순히 범인을 찾는 기술이 아니다. 추리는 "무엇이 사실인가?", "누가 거짓을 말하는가?", "어떤 판단이 옳은가?"를 밝혀내는 사고 과정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옳고 그름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시비지심이 없다면 살인사건도 단순한 현상일 뿐이며, 거짓말도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스럽게 "이건 잘못되었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느낀다. 즉, 시비지심은 추리를 시작하게 만드는 동기이다.

 

 

추리는 시비지심을 구체화한다.

시비지심은 직관이다. 반면 추리는 논리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자. 시비지심은 "뭔가 잘못되었다." 라고 말한다. 그러나 추리는 "왜 잘못되었는가?" 를 증명한다. 즉, 시비지심은 판단의 방향을 제시하고, 추리는 그 판단을 논리적으로 완성한다. 이 점에서 맹자의 시비지심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시비지심은 목적이고, 추리는 방법이다.

 

 

3. 추리소설은 시비지심을 훈련시키는 문학이다.

셜록 홈즈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유도 단순한 지적 놀이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내면에는 진실이 거짓을 이겨야 한다는 믿음이 존재한다. 에르퀼 푸아로나 엘러리 퀸 역시 결국 범인을 밝히려는 이유는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이다. 좋은 추리소설을 읽으면 독자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누구의 말이 거짓인가? 어떤 증거가 진짜인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이 과정에서 독자는 단순히 범인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판단하는 능력을 연습한다. 그래서 추리소설은 논리력뿐 아니라 도덕적 판단력도 함께 길러준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독자의 편견을 이용한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화자의 말을 믿는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 독자는 깨닫는다. "내 판단은 왜 틀렸을까?" 이것은 논리의 실패이기도 하지만 시비 판단의 실패이기도 하다.

 

 

진실을 찾는 일은 정의를 찾는 일이다.

현대 추리소설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다. 진실을 찾는 것이다. 진실이 밝혀져야 죄와 무죄가 구별되고, 선과 악이 구별된다. 즉, 시비지심이 추구하는 가치가 추리의 최종 목표가 된다. 셜록 홈즈는 말한다. "불가능한 것을 모두 제거하고 남는 것이 아무리 믿기 어렵더라도 그것이 진실이다." 이 문장은 논리학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는 시비지심이 존재한다.

 

 

추리는 인간의 양심을 지키는 활동이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람보다 더 빠르게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AI에게는 시비지심이 없다. AI는 무엇이 사실인지는 계산할 수 있지만, 무엇이 정의인지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인간은 다르다. 인간은 "이 사건은 억울하다." "이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이 판결은 정의롭지 않다." 라는 도덕적 직관을 먼저 느낀다. 그리고 그 직관을 논리로 증명한다. 바로 여기에서 시비지심과 추리가 하나로 만난다.

 

 

나의 생각

맹자는 시비지심은 지(智)의 단서이다(是非之心, 智之端也).라고 말했다. 여기서 '지(智)'는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지혜를 뜻한다. 반면 추리는 관찰과 증거, 논리와 추론을 통해 사실을 밝혀내는 이성의 활동이다. 얼핏 보면 하나는 윤리적이고 다른 하나는 논리적인 것처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호보완적이라 할 수 있다.

시비지심이 없다면 추리는 단지 지적인 퍼즐 풀이에 불과하다. 반대로 추리가 없다면 시비지심은 막연한 직감이나 감정에 그칠 위험이 있다. 시비지심은 인간에게 "무엇이 옳은가"를 묻게 하고, 추리는 "왜 그것이 옳은가"를 증명한다. 따라서 시비지심은 추리의 목적을 제공하고, 추리는 시비지심을 객관적 판단으로 실현하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추리소설은 단순한 오락문학이 아니라 인간의 시비지심을 일깨우고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는 철학적 문학이라 할 수 있다. 독자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허위를 가려내는 능력뿐 아니라, 정의와 책임, 인간의 양심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결국 인간이 추리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범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통해 정의를 회복하려는 시비지심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시비지심과 추리는 인간이 진실과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두 축이다. 그래서 나는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인간의 양심을 성찰하며 정의를 유지하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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