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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생명연습>의 양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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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톰 2023. 8. 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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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생명연습>의 양가성

 

양가성 이론

    페터 지마에 의하면 양가성은 이데올로기의 특정한 가치들에 대한 동일화라는 주체성을 모호하게 한다. 왜냐하면 양립불가한 이데올로기들은 가치 개념들과 그에 상응하는 어휘들을 무분별하게 이용함으로써, 원래의 의도와는 반대로 문화적 모호성과 언어의 양가성 혼제하기 때문이다 풀어말하면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욕망이 하나의 주체에 공존하게 되는 것이 바로 양가성이다. 그리고 이 양가적 소설의 갈등 요소 등 작품의 담론으로 작용하게 된다.

 

김승옥의 경우

    김승옥의 소설 텍스트가 갖는 비판적 담론으로서의 의미는 인물들의 개인적이고, 반도덕인 성향이 나타나는 가치의 부분과 사회와 세태에 대한 도전으로 언어 유희의 무가치한 영역이라는 양가성 분석에 의해 드러날 수 있다.

    무거운 사회의식이라는 통념과 관습과 인습을 거부하는 인물들의 가벼운 행동은 확실히 양가적이다. 작중에 등장하는 반도덕적인 인물들의 과장된 자기 파괴와 환멸에 대한 문학적 입장은 당대에 시민들이 지니고 있는 지나친 엄숙주의에 혼입된다. 김승옥이 텍스트를 통해 말하고 있는 반윤리성, 혹 반도덕성은 단순히 파렴치한 부정의 대상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자기 세계를 위한 혼돈의 매개이다.

 

생명연습의 양가성

    김승옥의 신춘문예 당선작 생명연습에서 자기 세계는 두 개의 자기 세계로 양분화되면서 양가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것은 실제적 자기 세계와 이상적 자기 세계이다. 실제적 자기 세계는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새없이 자라나고 있는 지하실이 그것이다. 그곳은 어둡고, 축축한 이미지지만, 분명히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세계인 것이다. 이러한 자기 세계는 이상적 자기 세계와 대립하고 있는데, 남의 세계와는 다른 것으로서 마치 함락시킬 수 없는 성곽과 같은 것이며, 성곽에는 대개는 연초록빛에 함뿍 물들어 아른대고 그 사이로 장미꽃이 만발한 정원이 있으리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이상향적 공간이다. 대립적으로 보이는 두 개의 자기세계는 사실 상부와 하부의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실제적 자기 세계를 가진 인물이라야 이상적 자기 세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술자가 말하는 자기 세계를 가진 인물들은 자신에게 있어 윤리적 위기를 느끼는 인물이나 자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반윤리적 태도로 자신의 성을 쌓는 인물들인 것이다. 여기에 김승옥 소설의 양가성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양가성을 비판하는 매개는 바로 시니시즘이다.

 

양가성과 시니시즘

    이데올로기가 만든 세계는 자신이 만들어낸 자기 세계가 아니라 세상에서 요구하고, 강요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데올로기가 강요하는 것은 윤리조차도 비판 대상이 된다. 더 이상 이데올로기가 선과 진리의 허울로는 그 허상을 가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허구의 탈을 쓴 윤리와 동시에 존재하는 반윤리나 비도덕적인 양가적 산물들이 철저히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이상적 자기 세계를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서사형태로는 도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양가성은 주체의 긍정화를 깨트리고 나아가 자신마저 부정되기도 하는 부정적 시각의 서술자를 도입하게 된다. 결국 김승옥 소설의 양가성은 무진기행에서의 안회중이나 생명연습의 나와 같이 극명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혼돈된 융합 내지 대립적 공존을 나타낸다. 대상을 공격하지 않고 비아냥거리듯 조롱하는 시니시즘이 두 세계의 공존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지만 비폭력적인 시니시즘은 한편으로는 두 세계를 공존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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