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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강> 오정희 – 일상의 반복과 불이 된 마찰

소설책

by 북스톰 2023. 11. 1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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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강> 오정희 일상의 반복과 불이 된 마찰

 

 

<불의 강>에서 형상화된 불의 이미지

 

     오정희의 소설 불의 강1973년도 문학과지성에 발표된 중편소설로서, 삶의 허기와 근원적인 불안과 슬픔에 사로잡힌 존재의 심연을 탐색하고 성찰한 작품이다. 소설은 한 남자의 방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어릴 적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아내와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내면적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는 우연히 길에서 길을 잃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낸다.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는 잠시나마 삶의 활력을 되찾는 듯하지만, 아이가 떠난 후 다시금 공허함과 허무감에 빠진다. 그리고 결국, ''는 회사 건물을 방화하고 만다. 여기서 불의 이미지는 괴로운 대상의 소멸을 상징한다.

    그런데 소설에서 불의 강은 그의 내면적 분노와 불안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는 삶의 허무와 절망에 휩싸여, 그 모든 것을 불태워 없애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리고 결국, 그 충동은 방화라는 파괴적 행동으로 나타난다. 말하자면 그 내면에 있던 불이 외부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설은 ''의 방화 사건을 통해, 삶의 고통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다양한 노력과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는 아이를 통해 삶의 희망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그 희망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방화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내면적 분노와 불안을 해소하려 하지만, 그 역시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반복되는 일상의 피로감과 그 현실

     이 소설은 불의 이미지가 소설 전체를 관류하는 작품이다. 사실 원시시대의 불은 끊임없이 마찰된 마른 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삶의 끝없는 반복에 이어져 커다란 변화가 발생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끊임없이 똑같은 재봉일을 하는 남편은 아이를 잃은 후, 그의 반복적인 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을 찾고, 결국 살에 찌든 그는 방화를 하게 된다. 이에 반해 아내는, 남편이 있는 동안은 반복적인 일을 하지만, 남편이 나가면 화장을 하고 루즈를 바르며 담배를 피우고, 접대일을 하며 반복에서 탈피한다. 그러면서 아내는 남편을 객관화하여 바라보고, 빌라 6층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끊임없는 변화도 객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기존의 추억을 간직한 변화로, 남편에게 의미는 없고, 결국 그는 커다란 폐공장에 불을 지르면서 자신의 반복적 일상을 태우고 그 너머로 나아가려한다. 하지만 그 역시 소진된다. 이 책에서 불은 발전, 변화, 상승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재가 되어 소진하는 그 본래의 속성을 갖고 있다. 그 반복적 일상의 끝은 소진이다. 거대한 불의 강을 일으켰지만 결국 그는 재가 되어 아내에게 안긴다. 그리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고스란히 감내한다. 아내의 반복적 일상 뒤의 일말의 일탈마저도 하나의 반복적 싸이클이었으며, 그녀는 재가 된 남편을 껴안음으로서 기존의 삶에서 벗어난 것이다.

 

오정희의 구설수와 좌우익대립의 추한 얼굴들

     이 단락은 불의 이미지와는 관계없지만 글쟁이로서 문화예술계의 정치권에 머리를 조아리는 일이 마치 그것이 불태워지듯이 영원히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신문기사를 읽고 써본다. 이달 1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 NONHUMAN’을 주제로 개최되는 서울국제도서전은 홍보대사로 위촉된 6명 인사들과 함께 토크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홍보대사 중 한명이 우리소설계의 원로격인 오정희작가이다. 그런데 소설가 오정희가 논란 끝에 서울국제도서전 홍보 대사에서 사퇴했다. 오정희 작가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그가 이번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위촉되자 거세게 반발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시간이 흘렀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진실에 기반한 책임자 규명과 제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 단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일에 오 작가의 홍보대사 위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시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제지를 받아 일부 인사들이 끌려나가기도 했다.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들, 가령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주목할만한작가사업 등에 대해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 고사하고 어떠한 성찰도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은 역대정부에서도 암암리에 실행되었고 그 반복이 무한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계는 언제까지 그 추악한 얼굴들을 보고 살아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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