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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은 주지하다시피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제2에 나오는 처용랑 망해사(處容郞望海寺)에 실려 있는 신라 헌강왕 때의 인물이다. 나라가 태평성대를 구가하자 헌강왕이 재위 5년(879년)에 개운포(開雲浦) 바닷가로 놀이를 나가서 유희를 즐겼다. 왕 일행이 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게 덮이면서 갑자기 천지가 어두워졌다. 갑작스런 변괴에 왕이 놀라 좌중에 물어보니 일관이 답하였다. - 이것은 동해 용의 짓이므로 좋은 일을 행하여 풀어야 합니다- 그러자 왕이 용왕을 위하여 절을 짓도록 명을 했고 곧바로 어두운 구름은 걷히고 왕의 절 건축에 기분이 좋아진 동해 용왕이 일곱 아들을 데리고 모습을 드러냈다. 용왕과 일곱왕자들은 춤을 추었으며 그 중 하나가 왕을 따라오니 곧 그가 처용이었다.
그리고 또다른 기록을 보면 헌강왕 5년(879년) 3월에 나라 동쪽의 주와 군을 순행(巡幸)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네 사람이 왕의 수레 앞에 와서 노래부르고 춤을 추었다. 생김새가 해괴하고 옷차림과 두건이 괴상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산과 바다의 정령(精靈)이라 일컬었다. 왕을 따라온 처용은 달밤이면 거리에 나와 가무(歌舞)를 하였다고 하며 왕은 그를 미녀와 짝지어 주고 급간(級干) 벼슬을 주었다. 처용가를 불렀다고 한다. 두 이야기는 거의 흡사하고 시기도 같지만 처용등의 인물에 대한 푯가 상이하다. 고기에 전하는 부분에서 생김새가 해괴하고 옷차림과 두건이 괴상하다는 것으로 보아 터번을 쓴 아랍 쪽 인물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기록 중 그의 용모에 대한 묘사나, 현존하는 처용탈의 이국적인 디자인을 근거로 그가 중동 사람이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그리고 실제로 신라까지 아라비아 상인이 찾아왔다는 기록도 많다. 하지만 처용이 중동이나 다른 외국에서 왔다고 기록한 글은 없다. 그런데 페르시아 인의 신라입국이라는 기록은 있다. 중세 이란의 서사시 쿠시나메에 따르면 사산 왕조가 아랍 세력에 의해 몰락하면서 왕족들이 뿔뿔이 흩어졌는데 그 중 아비틴 왕자가 당나라를 거쳐 신라에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그렇다면 처용은 아비틴 왕자의 일행 중 한 명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헌강왕은 불과 21세 내지 26세에 승하한다. 태평성대는 신라 수도인 서라벌 일대에만 한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헌강왕이 승하하고 불과 5년 후인 진성여왕시기 지방에서 세금이 안 걷히기 시작해서 조정이 곤궁해졌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태평성대 직후 난세라는 점에서 보자면 헌강왕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처용가과 관련해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는 공통적으로 동쪽에서 모르는 네 명이 만나서 춤을 췄는데 산과 호수의 정령이라고 사람들이 말했다고 전한다. 신라에서 동쪽이라는 말을 해상세력을 의미하고 무역을 하던 아라비아 상인으로 처용 서역인설과 더불어 처용가에 실려있는 밤늦게까지 술마시고 놀다가 올ㄴ망에 집에 가니 그 왕이 하사했다는 미인 처가 다른 남자와 통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처용은 왕과 관련된 미녀부인과 거리를 두었을까 하는 점이 수상하다. 그렇다면 그느 누구와 거의 매일 밤새우술미시며 놀았을까? 혹시 그 상대가 헌강왕은 아니었늘까? 조심스러운 추측이지만 헌강왕과 처용이 동성애자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실제로 헌강왕은 후사가 없고 양자를 들였고 왕위는 그의 동생들 정강왕와 진성여왕에게 이어졌다.
처음에 일곱왕자 중 왜 처용만이 헌강왕을 따라 입궁한 것도 헌강왕과 처용과의 특별한 사이를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그렇게 때문에 헌강왕은 그를 미녀와 짝지어 주고 급간(級干) 벼슬을 주었는데도 처용은 밤새도록 놀고 집에는 잘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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