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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나그네> 김유정 처녀작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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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톰 2023. 8. 2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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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나그네> 김유정 처녀작의 의미

 

 

굶어 병든 남편을 위한 위장결혼

    <산골 나그네>는 김유정의 처녀작이다. 소설은 사기결혼으로 시작된다. 산골에서 주막을 차리고 살아가는 덕돌네 모자의 집에 어느 날 밤 아낙네가 찾아온다. 그 아낙은 방아도 찧고 술청도 거들고 집안일 을 돌봐 주며 덕돌네 집에서 몇 칠을 보낸다. 그러던 아낙은 마침내 덕돌네 모자의 의도대로 덕돌과 결혼을 한다. 덕돌은 아낙에게 속아서 일시적으로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혼인 뒤에 결혼 선물로 받은 은비녀는 베개 밑에 그대로 놓아두고, 병든 남편에게 입히고 아낙은 신길 옷과 버선만 훔쳐서 도망간다. 마치 프랑스 소설가 아베프레보의 <마농 레스코>에서 마농이 부자 영감하고 동거하면서 돈을 빼돌려 슈발리에를 봉양하는 것과 유사하다. 한편 작중에서 원인을 모른 덕돌네 모자는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덕돌네 모자가 아낙을 찾고 있는 동안 아낙은 물방앗간에는 병들어 있는 아낙네의 본 남편에게 훔쳐 가지고 온 옷을 입혀 물방앗간을 떠난다. 서글프고도 지극한 사랑이 절제된 작품이라 할 만하다.

 

김유정의 작품에 녹아든 당대의 시골현실

    김유정의 소설에는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지 농촌 수탈제도가 숨어 있다. 완고한 현실의 모순에 의해 몰락한 30년대의 민중들은 결국 현실에 대한 대응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경로에서 벗어난 삶을 영위한다. 노동과 농사로부터 소외된 세력들은 노름, 도둑, 매춘, 매처와 같은 반사회적인 일탈행위를 삶의 방편으로 삼는다. 그들은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추구할 수 없는 왜곡된 현실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삶을 모색하는 것이다.

    김유정은 스스로 사실적으로 민중적인 소설적 대안을 모색했다. 그는 잡지풍림1집의 새로운 문학의 목표라는 설문에 응답한 글에서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정조(情調)를 찾아 쓰는 일-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그가 남긴 31편의 소설들이 모두 당대의 농촌 현실 및 도시 서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려냄으로써 문학적 성과를 크게 획득한다고 본 것이다.

 

김유정의 전략분석

    1920-1930년대에 우리나라의 리얼리즘문학은 농촌문제와 도시의 빈민을 주 소재로 다루었다. 당시 춘천지역의 명망있는 부호 집안 출신인 김유정은 재동공립보통학교를 거쳐 1929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차례로 입학하는 등 현대식 교육을 받은 인텔리이다. 그런데 김유정은 의도적으로 일상의 모순을 소설의 재료로 선택했다.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흔히 중산 계급이나 노동자 계급에 속한다. 김유정의 소설의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속성은 빈곤이다. 현실적인 빈곤은 윤리적, 도덕적인 삶보다는 원초적 본성대로의 삶을 요구한다. 생존의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이들에겐 규범적 행위와 도덕성이 불가능했고 본능적 삶의 양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 김유정 작품의 주요인물들은 극도의 빈궁에 허덕이면서 사회적으로 학대받고 멸시받는 최하층의 빈민들이다. 이들은 식민지 농촌경제 체제 하에서 잔혹한 수탈의 대상으로 빈궁을 면치 못하면서도 그들의 삶의 터전인 농촌을 떠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농민이거나, 빈궁을 견디다 못해 고향인 농촌을 떠나 도회에서 할일 없이 유랑하는 인물들이다. 병을 얻어 낙향한 후 김유정은 실레마을의 낙후된 환경을 목격하고 1931년 야학당 금병의숙(錦屛義塾)을 설립하고, 교사가 되어 주민들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그런데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이들이 농민회, 부녀회 등을 만들어 놓고 김유정에게 걸핏하면 시비를 걸었고 결국 유정은 그들과 가끔 싸움판을 벌였다. 그는 이념이나 주의보다는 순수하게농촌의 빈한한 약자의 편에 서고 싶어한 것이다.

 

여러작품에 등장하는 죄의식 없는 매춘

    <산골 나그네>의 매춘은 김유정 소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여성 매춘의 전형이다. 그리고 산골 나그네가 그 시발점이다. 남편이 있는 여인이 남편을 살리기 위해서 들병이로 변모해 의도된 매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낙은 자신의 매춘에 대해 윤리적 갈등이나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녀의 매춘은 의도된 매춘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원래 목적은 위장결혼으로 약간의 음식과 옷을 얻고 거지 남편을 공양하는 것이다. 그녀가 거지남편을 떠나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결국, 아낙네의 매춘의 원인은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당대 사회의 궁핍한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으로서의 매춘은 가치로 환산되어 생존의 수단으로 그 정체성을 갖게된다. 매매춘은 생존의 수단으로서 하나의 직업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매춘의 역사는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1930년대 일제강점기 농촌 수탈에 의해 야기된 매매춘은 인위적인 일제 정책의 부산물인 것이다. 그래서 죄의식보다는 생존이 우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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