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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 <안마당이 있는 가겟집 풍경> 전경린 - 과거의 전경에 삭제된 속마음

소설책

by 북스톰 2023. 10. 2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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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 <안마당이 있는 가겟집 풍경> 전경린 - 과거의 전경에 삭제된 속마음

 

과거의 전경에 삭제된 속마음

    작중 주인공인 나는 사진작가이다.  삶의 냄새가 묻어나는 평범하고 소박한 다리를 촬영하려고, 전국을 누비던 나는 그런 다리를 발견한다. 내 유년이  담겨있는 고향의 그 초라하고 이름도 없던 다리이다. 1971년 당시, 나는 8살이었다. 촌부의 딸로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어머니는 대학을 나와 군청계장으로 일하는 엘리트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딸만 내리 넷을 낳았다. 아들을 못 낳는다는 할머니의 구박, 고된 점방일, 어렵기만 한 아버지. 그래도 어머니는 한결같은 정성으로 가족들을 돌보았다그러던 어느 가을, 마을 어귀의 낡은 다리를 건너 곱고 우아한 문계장이 찾아온다. 아버지의 첫사랑이었던 그녀는 아버지와 같은 군청에 다니게 된다. 그녀의 등장에 어머니는 불처럼 화를 냈지만 어린 내게 그녀는 어머니보다 곱고 친절하며 피아노까지 칠 줄 아는 멋진 여자로 보일 뿐이었다. 나는 어머니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피아노를 배우러 다녔다.

    문계장이 점차 아버지와 가까워질수록 어머니는  질투와 분노를 드러낸다. 하지만 아버지를 향한 문계장의 사랑은 막지 못했다. 젊은 날의 이상과 꿈을 접고, 가족과 시골 공무원 생활에 안주하고자 했던 아버지. 아버지는 탄압과 독재 속에서도 안일만을 추구하는 자신의 나약함과 비겁함에 괴로워한다. 그런 그가 한낱 시골 아낙일 뿐인 어머니에게서 자신을 정신적으로 이해해주는 문계장에게로 다가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의 사랑에 절망하던 어머니는 또 한번의 임신에 희망을 건다. 아들만 낳으면 아버지가 돌아오리라 믿었지만 문계장이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한.  어머니는 문계장에게 아기를 지우라고 협박하고, 어머니가 준 약을 먹은 문계장이 피를 쏟으며 쓰러진다. 문계장의 피묻은 옷자락을 본 아버지는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어머니에게 원망을 쏟아 붓고 떠난다. 어린 내게 어머니는 남편을 잡기위해, 한 아기의 생명을 빼앗은 잔인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돌아왔다. 문계장이 스스로 아기를 지운 것이고, 어머니가 그 신병조리를 해준 사실을 알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상보다는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삶이 더 소중했기 때문일까? 지금 나는 저마다의 아픈 상처를 지니고 이 다리를 건넜던 그들을 생각한다. 세상이 아프고, 삶이 아프던 시절. 그들은 이 다리 위에 있었다. 그 모두를 이 사진에 담을 수 있기를 바라며 나는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사진과 다리의 상징성

    전경린 작가의 이 작품은 담담하고도 진지한 자세로 추억과 향수를 얘기하면서 인간의 근원과 마음 깊은 곳의 정서를 형상화했다. 인간의 본능이랄 수 있는 모성에 대한 깊은 고찰과 다리로 상징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영상화된 스토리를 통해서는 각 개인으로서 과거를 반성해보고 소홀하기 쉬운 가까운 주변의 이웃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되새기는 이 작품의 의미는 상징적이다. 특히 추억이 되어버린 옛날날 사진은 그속에 어떤 감정이나 평협한 심리가 남아 있지 않고 사람과 사람 그리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다리는 소통의 통로와도 갔다. 그리고 그 소품들로 인하여 소설 속에서 아버지의 불륜인 물과장과의 열애 사건도 다리 전너 색이 바랜오래된 사진이 되어버린다. 사랑의 아름다움과 아련함만 바라본다면 그 어떤 죄도 용서되는 것이 아닐까?

 

소설원문의 향기와 사랑의 추억

-활짝 열린 문의 방 안에서 발을 젖히며 문계장이 나타났다. 끝이 소라처럼 오므려진 검은 머리카락을 눈부시게 흰 리본으로 묶고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안경을 쓴 얼굴도 박 속처럼 희었다.그리고 들어 올린 두 손 위에는 그 모든 것보다 더 흰 수건이 들려 있었다. 나는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아버지는 입을 다물고 한 대 맞은 사람처럼 문계장을 보고 있었다.- 위의 이 장면은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에서 남자가 그녀에게 나타나는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

-나는 문계장이 자리를 비울 때면 피아노를 치다 말고 잠깐씩 노란 레이스 커튼이 쳐진 또 하나의 속방을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그 방안에 무엇인가가 숨어 있을 것만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를테면 아버지가 자주 잃어버린 라이터들이나 손수건, 심지어 엄마가 귀신 곡할 노릇이라며 온 장롱을 다 뒤지다 결국 못 찾고 만 아버지의 봄점퍼도 그 방 벽에 걸려 있을 것만 같은 두려움과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아버지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몰려와 두 눈을 꼭 감아버리곤 했다. - 작중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 문계장은 아버지의 연인이다. 아버지는 어린 딸을 이용하여 피아노학원에서 비밀스러운 밀애를 즐긴 것이다. 결국 두 남녀의 외도는 끝이 났지만 나에게는 그 사랑의 시간이 오래된 사진처럼 남아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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