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서 포크너는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이라는 기법을 사용하는데, 소서의 서술 화자의 시점에서 화자의 생각과 기억 그리고 외부세계의 묘사를 섞어 서술하는 방식을 말한다. 외부세계의 묘사와 화자의 생각과 기억이 뒤엉키는 것을 보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스토리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무척이 난해하다. 의싱이 제멋대로 흘러가거나 흐름이 소용돌이가 치기도하기 때문에 서술화자 시점이 순긱간에 다양하게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한 문단에서도 현재와 과거가 아무런 부연설명도 없이 바뀐다. 그리고 소설의 배경이 20세기 초 미국남부이기 때문에 당시 미국 남부 사투리와 흑인들의 슬랭이 마고 사용되어서 독해가 매우 힘들다. 작품 자체가 너무 난해해서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윌리엄 포크너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그의 작품 다수는 진즉 절판되어 노벨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서점에서 사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급히 재출간해서 노벨상 수상작을 판매했는데 윌리엄 포크너 스스로가 밝히기를 노벨상 수상이 아니었으면 재출간이 힘들었을 거라고 인정했다. 음향과 분노는 포크너의 4번째 장편으로 선행하는 작품들보다는 잘 팔렸지만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다.
<음향과 분노>의 대략적인 줄거리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뉘어진 첫째 부분의 모두에서 화자는 벤지이다. 시작부터 벤지의 의식과 기억 그리고 현세가 뒤엉킨다. 벤지가 캐디를 얼마나 그리워하며 캐디가 어째서 문란해졌고 일찍 결혼하여 벤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가 주된 내용이다. 참고로 벤지는 어느 날 밤에 가족들이 깜빡하고 뒷문을 열어놓자 캐디를 연상시키는 여학생을 쫓아갔다가 마을사람들한테 붙잡혀서 끔찍하게도 거세를 당했다. 그리고 콤슨가의 몰락도 서술되어 있다. 벤지가 얼마나 푸대접을 받는지도 서술이 되어 있다.
둘째 파트의 화자는 퀜틴이다. 하버드 인텔리 퀜틴이 자살을 결심하고 자살하러 터덜터덜 걸어다니는 동안 하는 생각이 주된 내용이다. 주된 고민은 바로 혼전성교를 일삼다 결혼하게 된 캐디에 대한 것. 결국 캐디와 검열삭제를 한 상대를 찾아가 결투를 신청하지만 흐지부지되고 결국엔 캐디를 숲으로 불러내어 같이 자살을 권유하지만 그것도 결국 실패하고, 그 후 동생하고 근친상간을 했다고 거짓 자수를 한다. 진실을 알고 있는 아버지는 그를 타이르지만, 퀜틴은 결국 다리에서 투신자살한다.
셋째 파트의 주된 화자는 제이슨이다. 시작부터 물에 빠져 죽은 자신의 형을 두고 하버드는 좋은 학교라지만 어째 수영하는 법은 안 가르쳐 주었다고 야지를 한다. 자기의 말 안듣는 날라리 조카 퀜틴과의 갈등이 주된 골자이다. 대낮에 옷을 찢어버리는 것이 이의 대표적인 갈등 서술이다. 그리고 그가 캐디한테서 어떻게 돈을 빼앗는지에 대한 서술이 나온다. 차를 탄 채 아기인 퀜틴을 차창에 들이민 후, 캐디가 그걸 보고 쫓아오자 급출발한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삼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충실한 하인 딜시 깁슨은 교회집회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는 동안 십자가를 보며 콤슨가의 몰락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한편 제이슨의 폭정을 견디지 못한 퀜틴은 제이슨이 캐디에게서 빼돌린 돈을 들고 연인과 도망친다. 뒤늦게 사실을 깨달은 제이슨은 경찰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씹히고 그 자신이 분노에 휩싸여 추격을 개시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낙담하여 돌아온다. 한편 벤지를 마차에 실어 집으로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딜시의 아들은 그만 갈림길에서 익숙한 길 대신 새로운 길로 접어들고, 벤지는 당장 울부짖기 시작한다. 제이슨이 어디에선가 나타나서 그 마부인 딜시의 손자를 후두려 패고 마차는 원래 코스로 돌아오며 벤지는 평안을 찾는다. 이렇게 소설이 대단원을 맺는다.
<음향과 분노>는 독서가 너무나 불편하고 어려운 작품이다. 미국 현대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독자로서는 예술 이해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첫째는 독자의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 서술 방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이 소설은 네 명의 화자의 시점에서 전개되는데, 각 화자는 자신의 인식과 기억에 따라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극 누구인지 그리고 그 당시가 언제인지를 알기가 난해하다.
두 번째 문제는 남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부각되는 점이다. 이 소설은 남북전쟁 이후 몰락해가는 남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지만, 그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특히, 캐디는 자유분방하고 도발적인 성격으로 인해 가족의 질책을 받고, 결국 순결하지 못한 여성으로 낙인찍힌다.
이 소설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하여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남북전쟁 이후 몰락해가는 남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렸지만 오늘날 소설 습작을 하는 지망생들에게 일독을 권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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