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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리킴 - 송병수 : 성장을 위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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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톰 2023. 8. 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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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리킴 - 송병수  :  성장을 위한 고통

 

휴머니스트 소설가 송병수

   송병수는 경기도 개풍 출생으로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1957년 문학예술의 신인 특집에 <쇼리 킴>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6·25 전후 사회를 배경으로 가혹한 현실과 전쟁의 잔혹성을 묘사하면서 그 피해자들을 향한 인간애를 주로 형상화했다. 그의 소설 세계는 전후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 많다. 그의 전쟁 소설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것과 아울러 휴머니즘의 옹호를 외치는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일상적 삶을 탐구하는 작품에서도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휴머니티를 형상화하는 작품들이 많다. 쇼리킴 역시 그의 휴머니즘적인 요소가 드러나는 단편소설이다. 

 

쇼리킴 줄거리

   전쟁 고아가 된 쑈리 킴은 못된 왕초 찔뚝이 밑에서 고통받다가 친구인 딱부리와 함께 도망친다. 그러나 순경에게 잡혀 고아원으로 입소한다. 그들은 다시 고아원에서 탈출하며 미군 부대 주변을 맴돈다. 그곳에서 딱부리는 하우스 보이로 자리잡고, 쑈리는 따링이라는 양공주와 함께 산다. 쑈리는 따링 누나에게 양키나 흑인 미군을 소개해 주는 펨푸 노릇을 한다. 양키들은 초콜릿이나 씨레이션 등을 주지만, 달러 다섯 장은 내야 따링 누나와 잘 수 있다. 쑈리는 따링이 양키와 잘 때면 MP가 오는지 망을 본다. MP가 오면 휘파람을 불어 단속을 알려주는 심부름 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따링이 MP한테 끌려가고 만다. 구덩이에 숨겨 둔 팔백 달러 뭉치를 가지고 서울의 PX 앞에서 만나자는 고함 소리를 남긴 채. 누나가 잡힌 것은 딱부리의 밀고 때문이라고 쑈리는 단정한다. 그를 찾아가 격투를 벌인다. 바로 그때 찔뚝이가 따링의 달러 뭉치를 훔쳐 날아난다. 쑈리는 딱부리와 합세해서 찔뚝이를 마구 두둘겨 팬다. 찔뚝이가 쑈리를 돌로 쳐죽이려 하자 딱부리가 칼로 그를 찌른다. 달러 뭉치는 피가 묻은 채 사방으로 흩어진다. 쑈리는 서울로 도망친다. 그러나 찔뚝이가 죽지 않고 살아나 따라올 것만 같아 쑈리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생명력 강한 캐릭터

    미군 부대 주변에 사는 전쟁 고아들의 생활을 통하여, 심성의 파괴와 함께 인간애를 보여 주는 소설 주인공의 별명인 쑈리는 작은(shorty)의 영어 발음이다. 고아인 쑈리는 영악하고 의리있고 용감한 아이다. 그는 마치 변사처럼 작중의 모든 사건과 상황을 묘사하기 때문에 서술 전체가 쑈리의 말투로 형상화된다. 쑈리는 영악하고 재기 발랄한 성격으로 생명력이 강한 캐릭터이다. 그것은 전후 우리 사회의 살아남은 자들의 의지와 경쟁심 등등의 심리가 잘 묻어나게 집필된 까닭일 것이다. 전쟁 중에 성장하는 고아 캐릭터의 강인함이 독자로하여금 동정심과 경외감을 자아내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전쟁 없는 전쟁 소설

   이 소설은 이른바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만, 등장 인물이 전쟁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거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장면은 없다. 쑈리가 꿈 속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는 대목이 나오지만,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작가의 시선은 쑈리와 주변 인물이 펼치는 해학성과 비극성을 품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서두에 서술된 칼 던지기와 돌 던지기 놀이는 운명적 장치로 활용된다. 딱부리는 칼을 잘 던지고 쑈리는 돌을 던져 재수 보기를 한다. 후반부에 찔뚝이는 쑈리의 돌을 맞게 되고, 딱부리의 칼을 맞게 된다. 누나와 쑈리의 휘파람 신호도 그렇다. 휘파람을 불어 주지 않아 따링 누나는 MP에게 잡혀간다. 이처럼 치밀한 구성은 전쟁의 아픔보다 당대의 짜임새 있느 삶의 재구성을 통해 작가의 의도가 제시되는 방법을 해석하는 것도 독서의 기쁨이 될 수 있다.

   가혹한 운명은 캐릭터가 벗어날 수 없지만, 전후 혹독한 사회에서 고아인 쑈리가 나이에 걸맞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당대 우리 선조들의 자화상이었다. 우리는 타락하고 어긋난 삶을 초래한 전쟁과 오늘날 전쟁없는 사회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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